2017년 삼성전자 임원승진 인사 입체분석

‘삼성의 별’ 99명…반도체 출신이 휩쓸다!

김혜연 기자 | 기사입력 2017/11/17 [11:45]

2017년 삼성전자 임원승진 인사 입체분석

‘삼성의 별’ 99명…반도체 출신이 휩쓸다!

김혜연 기자 | 입력 : 2017/11/17 [11:45]
성과주의 인사원칙 근거로 2년 만에 대규모 임원승진 인사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 3대 키워드는 R&D. 해외현장, 여성
▲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 되는 삼성전자의 2017년 임원승진 인사에서 직급별 승진자는 부사장 27명을 비롯해 전무 60명, 상무 118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삼성전자 Lukasz Winiarski 책임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었다!" 221명 규모로 단행한 삼성전자의 2017년 임원승진 인사는 이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 되는 삼성전자의 2017년 임원승진 인사에서 직급별 승진자는 부사장 27명을 비롯해 전무 60명, 상무 118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임원 승진자가 7명이나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 승진 인사 규모는 지난 2014년 227명에 달했으나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후 2015년도 인사에서 165명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고 그룹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83명을 승진시키는 데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2.7배가량 늘었다. 2016년 승진자는 135명 수준에 그쳤으며 2017년 임원 인사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파로 해를 넘긴 지난 5월에 있었으며, 당시 96명이 승진했다.

아울러 부사장 이하 임원인사의 3대 키워드로는 연구개발(R&D). 해외현장, 여성을 꼽을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 대해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했으며, 과감한 발탁 승진을 병행해 조직에 활력을 부여하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뭐니뭐니 해도 이번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성과주의다. 역대 최고 성과를 올리고 있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반도체·부품) 부문에서 12명의 발탁 승진을 포함해 무려 99명의 승진자를 배출했다. 전체 승진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99명이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 DS 부문 출신. DS부문은 올해 들어 28조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사업부문이다. 특히 실적호전의 밑바탕이 된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승진 임원의 50% 이상을 배출했다.

DS부문 임원 승진자는 2015년(58명)과 2016년(57명) 연말 인사 때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특히 연구개발(R&D) 분야에서 승진 임원의 50% 이상을 배출했으며, 12명이 발탁 인사 명단에 올랐다.

27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면서 폭넓은 CEO(최고경영자) 후보군을 키우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를 두고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인재를 발탁하고 부사장 승진 폭을 확대해 향후 사업책임자로 활용할 미래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한 것이 특징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해 12명에 불과했던 부사장 승진자가 이번에는 27명으로 늘었다. 지난 5월 11명이 부사장으로 승진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로 올해 부사장을 단 신규 임원은 3배가량으로 늘었다.

부사장 승진자의 평균연령은 52.9세로 지난 11월2일 단행된 사장 승진자의 평균연령(55.9세)보다 3세 적다.

최연소는 1968년생으로 올해 49세인 이돈태 디자인경영센터 부센터장과 안덕호 DS부문 법무지원팀장이다. 영국 디자인 기업 탠저린 공동대표를 역임한 이 부소장은 2015년 전무로 영입돼 삼성전자의 디자인 혁신을 이끌었다. 신임 안 부사장은 사시 33회 출신으로 서울행정법원 판사를 지냈고 2005년 삼성전자에 합류했다.

이밖에 1967년생인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인 김원경 전무도 이번에 부사장 직위를 달았다.

이와 함께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외국인이 대거 승진 대상에 포함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DS부문 미주총괄 메모리마케팅담당인 제임스 엘리엇 전무가 남보다 2년 일찍 대발탁, 임원 대열에 올랐다. DS부문 구주총괄 반도체판매법인장 더못 라이언 전무와 구주총괄 영국법인장 하드리안 바우먼 전무, DMC연구소 방갈로르연구소장인 디페쉬 샤 전무 등도 이에 해당한다.

발탁 승진은 승진 연한을 채우기 전에 승진한 경우를 말한다. 삼성전자에선 일반적으로 부장을 단 다음 4년이 지나야 상무로 승진할 수 있고 상무에서 6년이 지나야 전무 승진 대상이 된다.

어쨌든 외국인 직원 3명이 전무 직함을 달면서 해외현장 강화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조직 유연성을 높이고 여성 인력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의도에서 여성 임원 7명이 새로 배출됐다. DS 부문에서만 3명(김승리·이금주·이정자)의 상무 승진이 나왔고, 생활가전사업부에서 2명(양혜순·정지은), 무선사업부(정혜순)와 경영지원실(지혜령)에서 각 1명 배출됐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승진자 2명까지 합하면 여성 임원 승진자는 2015년 말 8명, 2015년 말 6명을 넘어선다. 여성 임원 승진자 7명 가운데 4명이 반도체·소프트웨어·기술전략 등 R&D 인력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정자 기흥·화성 반도체단지 기술그룹장과 양혜순 생활가전사업부 차세대개발그룹장,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실 이금주·무선사업부 프레임워크개발그룹 신임상무가 모두 엔지니어다. 1명뿐인 펠로우 선임자(장은주)도 종합기술원 무기소재랩에서 근무 중인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가다.

이밖에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도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가 이뤄져 펠로우 1명, 마스터 15명이 선임됐다. 특히 퀀텀닷 디스플레이용 소재 합성 및 응용기술 전문가인 장은주 펠로우가 여성 기술인력으로 중용됐다.

최연소 승진자는 42세 상무 승진자 5명이다. 세트 부문의 김연정·김정현·정혜순 부장과 DS부문의 고경민·최영상 부장이 상무 직함을 달았다.

홍보 담당자도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진 IR그룹장이 부사장으로, 김이태 IR그룹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커뮤니케이션팀 백수현 전무와 김남용·서동면·지혜령 상무도 각각 부사장과 전무로 올라갔다.

해체된 미래전략실 출신 승진자는 8명으로 집계된다. 지난 9월 말 분기보고서 기준 전무 이하 미전실 출신 임원 24명 가운데 3분의 1이 승진했다. 미전실 인사지원팀장 출신의 정현호 사장이 전자 계열사 업무 조율을 담당할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한 점을 감안할 때 적잖은 인력이 보직을 옮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전실 전략팀에서 근무한 이왕익 재경팀 전무가 부사장으로, 미전실 기획팀 출신의 김기원 상생협력센터 상무와 전략팀 출신의 김상규 재경팀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미전실 경영진단팀 임원을 지낸 장성재 지원팀 상무와 주창훈 인사팀 상무, 미전실 인사지원팀 임원을 지낸 임성택 인사팀 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전무로 승진한 김남용·서동면 상무도 미전실 홍보임원 출신이다.

24년전 삼성의 대학생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 1기로 참여했던 청년이 이제 삼성전자의 부사장에 올라 디자인 전략을 이끌어나간다.

이번 임원 인사는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올해 초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에서 진행됨에 따라 사장단 인사 이후 무려 2주 만에 발표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임원 인사로 지난 10월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현 삼성전자 회장)의 용퇴 선언으로 시작된 경영진 인사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는 다음 주 중 조직 개편과 보직 인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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