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따라다니는 홍송원 서미갤러리

서미갤러리의 탈세 의혹에 몸 사리는 재벌 안주인들

김성애 기자 | 기사입력 2013/03/11 [17:41]

재벌 따라다니는 홍송원 서미갤러리

서미갤러리의 탈세 의혹에 몸 사리는 재벌 안주인들

김성애 기자 | 입력 : 2013/03/11 [17:41]
홍송원(60) 서미갤러리(Gallery SEOMI) 대표에 대해 3월 5일자로 출금금지를 시킨 서울중앙지점은 국세청과 합동으로 탈세의혹 수사를 진행했다. 서울중앙지점 금융조세조사2부는 2월 28일자로 홍 대표에 관련한 상소심 사건 기록 일체를 대법원에 열람 및 등사를 신청해 놓았다. 더불어 국세청은 2012년 9월 ~ 2013년 1월 (4개월)까지 특별세무조사를 벌인 결과 20여억 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협의로 홍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 홍라희     ©러브삼성
 

서미갤러리는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996년 복제품 (피카소와 칸딘스키 판화)을 진품으로 팔았다가 한국화랑협회에서 제명 처분을 받은 바 있는 서미갤러리가 돌연 거대한 판도라 상자로 부각된 시기는 2007년도였다. 이 시기에 터져 나온 재벌 기업의 비자금과 맞물려 있는 와중에서도 서미갤러리는 도약적인 성장을 꾀했다. 내로라하는 국내 화랑들의 연간매출액은 2007년 대략 200억 원대로 유지되는 반면에 유독 서미갤러리는 무려 1,466억원의 연매출을 거뒀으니 상상 밖에 있었던 ‘공룡’으로서 대두되었다.

이렇듯 '공룡'으로 우뚝 선 배경에는 홍 대표의 탁월한 경영전략과 재벌가의 안주인들간의 인맥이 상호 공생하면서 폭발적인 추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통한 거래에 치중하기 보다는 주로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비공개적으로 중개인(dealer) 역할을 하면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빠른 성장을 거두었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가 터뜨린 삼성 비자금 사건에서도 홍 대표는 단두대에 스스로 올라갔다. 김용철 변호사는 홍라희(68) 삼성미술관 리움(Samsung Museum Leeum) 관장이 2002년부터 2003년 사이에 삼성 비자금으로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고가 미술품 30여 점 (‘행복한 눈물’ ‘베들레햄 병원’ 등)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발표했다. 살벌한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듯 홍 대표는 자진해서 뉴욕 경매시장에서 자신이 30점을 샀다는 진술을 검찰에 함으로서 대혼란을 매듭지었다. 이로 인해 삼성 비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구입 전표(2002년)에 대한 보관 기한이 만료되었다는 법 조항이 적용됨에 따라 무협의 처리로 일단락 되었다. 따라서 홍 대표는 삼성 비자금 사건을 일순간에 잠재워버린 공공연한 공로자로 부각되었다. 

이렇듯 홍 대표와 홍라희 리움 관장과의 밀착 관계는 2011년 6월 황당한 소송사건이 터지면서 급회전하듯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 대표는 홍라희 리움 관장에게 2009년 8월부터 2010년 2월까지 판매한 미술품 14점의 대금  71억 원8천만 원 중 531억원을 받지 못했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대금 중 50억원을 우선적으로 청구한다는 소송장을 세상에다 펼쳐놓은지 채 5개월도 지나지 않은 2011년 11월에는 소송을 돌연 취하해 버렸다. 소송 취하에 따른 막후 배경에 대한 입방아는 오랫동안 오르내렸다. 더욱이 홍라희 리움 관장과 우여곡절을 치루는 와중에도 홍송원 대표는 다시금 오리온 비자금 사건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 사건에서도 빠지지 않는 인물로 연루되었다.

2011년 홍 대표는 판매코자 위탁받은 그림을 담보로 180억 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아서 오리온 그룹 전 사장의 자금으로 위장해 준 협의 등으로 검찰에 소환되었다. 결국 오리온 그룹이 고급 빌라를 짓는데 필요한 비자금 4억6000만원을 세탁해 준 것이 인정되면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오리온 그룹의 수사 외에도 저축은행 간 불법교차 대출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에 대한 단초를 제공했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에서도 여전히 홍 대표는 수사 선상에서 오르내렸다

지난 달 국세청은 법인세 포탈 협의로 홍 대표를 검찰에 고발함으로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미신고 금액 상당수는 재벌가의 비자금과 관련되었을 가능성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미 홍 대표와 거래한 3~4개 대기업들이 거론되면서 언제쯤 표면화 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재벌 흔들기’ 작전에 돌입하는 새 정부의 첫 방망이는 홍 대표와 재벌가 안주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고가미술품을 파고들면서 단락을 잡어가고 있다. 이번 강도있는 수사과정에서 과연 재벌 안주인들의 비자금이 어느 만큼이나 밝혀질 것인지에 대한 수위는 높아가고 있다.  sungae.kim@hanmail.net
 
많이 본 기사